흩어진 흔적이 모여, 백제 왕실 사찰 제석사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백제 무왕이 익산의 왕궁 곁에 세운 제석사에는 칠층목탑이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639년 음력 11월, 천둥과 거센 비 속에 일어난 큰불은 사찰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석사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와와 벽체, 흙으로 빚은 조각들은 땅속에 남았고, 사찰의 역사를 담은 『관세음응험기』는 바다를 건너 일본에 전해졌습니다. 국립익산박물관 특별전 「명명백백 제석사, 백제 왕실 사찰을 밝히다」는 익산에 남은 유물과 일본에 전해진 기록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작은 조각과 오래된 글을 따라,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던 사찰의 공간과 그 안에 펼쳐졌던 불교문화를 살펴봅니다. 1부. 다시 짓는 제석사 왕궁과 이웃한 제석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목탑의 중심을 받쳤던 심초석, 벽화로 장엄한 벽체, 처마 끝을 장식한 기와를 통해 사라진 건축을 들여다봅니다. 불에 타고 깨진 작은 조각들은 백제 사람들이 사찰을 세우고 완성해 간 과정을 전합니다. 2부. 진흙에 새긴 세계, 그 찬란한 조각들 고요한 얼굴과 힘찬 표정, 섬세한 옷주름과 낯선 형상까지. 제석사를 장엄했던 소조상에는 흙을 빚은 장인의 손길이 남아 있습니다. 천부와 나한, 악귀 등 다양한 존재를 만나고, 일본의 관련 소조상과 비교하며 동아시아 불교미술 속 제석사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3부. 불멸의 기록 일본 교토 청련원에 전해진 『관세음응험기』는 제석사의 창건과 화재에 관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두루마리의 글과 익산의 땅속에서 발견된 흔적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기록의 전승과 재발견을 따라, 오늘날 우리가 제석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과정을 소개합니다. 전시장에서는 목탑과 번개, 기록과 유물을 연결하는 미디어아트도 만날 수 있습니다. 흩어진 흔적을 따라 백제 왕실 사찰 제석사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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